NEXON ICONS MATCH
아이콘 매치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44 Read 22 November 2024
축구 팬이라면 이런 질문을 받고 고민에 빠진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지난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 논쟁에 마침표를 찍는 특별한 경기가 열렸습니다.
바로 FC 온라인·모바일 게임 속에서 아이콘 클래스에 속하는 전 세계 축구 레전드들이 모두 모인 ‘넥슨 아이콘 매치: 창과 방패’. 비현실적인 선수 라인업에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축구계에서 가장 명예로운 상 '발롱도르' 수상자 6명을 포함해 레전드 축구 스타 25명이 한국에 입국하자 게임 유저는 물론 해외 축구 팬들까지 들썩이기 시작했습니다.
△ FC 온라인 선수팩으로 꾸민 포토존에서 인증샷을 찍거나 아이콘 매치 유니폼을 구매하는 팬들
아이콘 매치를 직관하기 위한 국내 팬들의 열기는 가히 ‘역대급’이라 할 만했습니다. 19~20일 이틀간 경기장을 직접 찾은 관람객은 무려 10만 명.
온라인 생중계 누적 시청자 수는 약 360만 명을 기록할 정도였습니다. 아이콘 매치 당일,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 주변에는
형형색색의 축구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들뜬 표정으로 각종 홍보물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경기를 기다렸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심장을 뛰게 만드는 선수들의 높은 인기를 증명하듯,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 각지에서 온 팬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어요.
곧이어 넥슨은 아이콘 매치에 나설 양팀의 최종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앙리 감독과 박지성 코치가 이끈 FC 스피어는 드로그바, 카카, 피구, 히바우두, 아자르, 안정환, 이천수, 김병지 등 공격수들이 합류했습니다.
선수들을 일부만 열거해도, 얼마나 화려한 라인업인지 짐작이 가시죠? 이에 맞서는 실드 유나이티드는 리오 퍼디난드가 주장 완장을 차며, 야야 투레, 반데사르 등 전설적인 선수들이 합을 맞췄고요.
이날 아이콘 매치에서는 지금도 팬들의 뇌리에 남을만한 명장면이 여럿 연출됐습니다. 후반전 막판에 깜짝 등장한 박지성과 피를로의 만남,
박지성의 첫 프로팀인 일본 교토 퍼플상가 FC 유니폼을 입은 채 눈물을 훔치는 팬의 모습,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뛰듯 진심을 다한 푸욜,
차범근 감독의 오프닝 이벤트에 맞춰 경기장에 깔린 아이콘 클래스 BGM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 창과 방패 콘셉트로 공격수 11명과 수비수 11명이 대결을 펼친 넥슨 아이콘 매치
아이콘 매치의 여운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문득 이런 초대형 프로젝트를 이끈 관계자들은 누구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이게 될까?”라고 하는 의문의 연속이었던,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아이콘 매치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아이콘 매치의 ‘창과 방패’ 콘셉트는 올해 3월 넥슨 FC마케팅팀과 슛포러브 관계자의 미팅에서 처음 나왔습니다.
“게임 속 아이콘 클래스의 선수들이 현실에서 대결을 한다면 어떨까” 우연히 떠올린 아이디어였지만, 내부 반응이 좋아서 아이콘 매치라는 큰 프로젝트로까지 발전하게 된 겁니다.
그동안 유소년 축구 선수 지원 프로그램, 유명 해외 감독과의 예능 콘텐츠 등 게임을 매개로 실제 축구와 연계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해왔던 점이
이 초대형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FC라이브액션실 구성원들은 아이콘 매치를 준비하며 고민이 많았어요. 축구 게임을 넘어 축구 문화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세밀한 기획이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선수들이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게임 유저와 축구 팬들에게도 공감을 끌어내야 했기에 정말 작은 부분까지도 디테일하게 살펴야 했죠.
구체적인 프로그램 구성에 앞서 행사를 치를 경기장을 빌리고, 해외 레전드 선수들을 섭외하는 작업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 출신의 FC마케팅1팀 이윤규 님이 서울시와 대한축구협회, 넥슨 간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 대관’이라는 첫 관문을 넘을 수 있었습니다.
선수들의 비자 문제도 빠르게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였어요. 출전료를 지급하는 만큼 예술∙체육인의 단기취업비자인 C-4-5 비자를 받아야 했거든요.
그러나 선수들은 하루 단위로 현지에서 스케줄이 잡혀 있었기 때문에 비자 발급을 위한 물리적인 시간을 확보하기 굉장히 힘든 상황이었죠.
이때 넥슨은 정공법을 택했습니다. 축구 산업 발전을 위한 넥슨의 끊임없는 노력과 아이콘 매치 개최에 따른 스포츠 외교 효과에 대해 정부 부처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설명에 나선 것입니다.
그 결과 해외 공관의 협조를 통해 선수들의 비자 발급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었습니다.
넥슨과 슛포러브는 섭외에 그치지 않고 선수들을 찾아가 인터뷰 영상을 찍었습니다. 영상이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댓글이 수천 건씩 달리며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어요.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아이콘 매치에 합류한 선수들은 한 편의 예능처럼 서로를 향한 아낌없는 칭찬과 재치 있는 견제를 나누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습니다.
어떻게 섭외했나 싶은 출연진과 흥미로운 대결 구도에서 나오는 긴장감, 예측하기 어려운 경기 결과까지 모든 이슈를 영상으로 공개하며 여러 파생 효과를 낳은 셈이죠.
△ 수십 편의 아이콘 매치 콘텐츠를 제작한 넥슨과 슛포러브 유튜브 채널 이미지
메인 매치를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을 쓴 포인트는 FC 온라인의 다양한 게임 요소를 현실 축구에 결합하는 것이었어요.
이를 위해 경기장에 나오는 음악을 FC 온라인 음원으로 구성하거나 게임 디자인 리소스로 행사장을 꾸미고, 게임에서 선수 카드팩을 오픈할 때 나오는 연출 효과를 선수 소개 화면과 연계하는 식이었습니다.
대형 전광판에서 아이콘 클래스 광고 영상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차범근 감독이 트로피를 들고 무대에 입장하는 연출 또한 게임 유저들에게 잊지 못할 순간으로 꼽힙니다.
디자인 영역에서는 이런 방향성을 유지하는 것에 중점을 뒀습니다. FC디자인팀 김광표 님은 최상위 선수라는 아이콘의 무게감과 존재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창과 방패'라는 콘셉트에 집중해 경기장 안팎에서 이를 조형적으로 반영했습니다. 아이콘의 'I'는 창의 형상으로, 매치의 'M'은 방패 모양으로 표현한 로고에 대해 팬들은 아이콘 매치의 기대감을 높였다는 호평을 보냈어요.
FC웹기획팀 이도영 님은 브랜드 페이지에 접속하는 팬들이 마치 행사 현장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선수와 스토리 영상을 결합하는 구성을 선보였어요.
K리그2 천안시티FC 출신의 임민혁 선수를 초대한 것도 FC마케팅팀 실무자의 아이디어였습니다. 평범하지만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 온 이들 역시 '아이콘'이 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결정이었는데요.
99%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임민혁 선수를 섭외했다는 배경이 알려지자 게임 회사가 전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울림이었다는 감동적인 평가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아이콘 매치에서 보여준 넥슨의 디테일은 유럽 축구 에이전트로 일하다가 FC마케팅팀에 합류한 최인기 님부터 대한축구협회 통역사 출신의 이윤규 님,
수십 편의 축구 콘텐츠를 만든 고영호 님, 광고 상품을 조합해 FC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인 김기열 님, 선수 및 관람객 유니폼 등 MD 상품을 제작한 노진명 님,
실제 게임 속 리소스를 활용해 행사장을 연출한 김기두 님을 비롯한 FC그룹 구성원 전체의 끈질긴 노력과 협업으로 완성됐습니다.
넥슨의 진심이 통했던 걸까요? 레전드 스타들도 넥슨에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칸나바로는 “넥슨에서 많은 행사를 준비했고 승리 팀 이름으로 기부도 예정돼 있다”라며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만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퍼디난드는 “한자리에 이렇게 많은 월드클래스 선수가 모인 건 처음"이라면서 "이를 가능하게 준비해 준 주최 측인 넥슨에 감사하다"라는 피드백을 남기기도 했어요.
아이콘 매치는 끝났지만, 축구 이벤트의 역사를 바꾼 이번 행사에 대한 후일담은 여전히 각종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축구 팬들과 게임 유저들이 꼽은 수많은 명장면들에 이어, FC라이브액션실 구성원들이 직접 뽑은 아이콘 매치 명장면을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